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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년 체제'의 문제점과 제도적 개혁을 통한 극복방안
    정치·외교 2022. 12. 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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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년 체제'1987년 민주화 직후 성립된 정치 질서를 의미한다. 87년 체제의 문제점을 논하고, 어떠한 제도적 개혁이 해당 문제점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논해보고자 한다.

     

     

    '87년 체제'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문제점은 5년 단임제이다. 현 대통령제는 대통령의 권력과 임기에 대해 끊임없는 비판이 제기된다. 먼저 임기를 보면, 5년 임기이지만 현실적으로 길어야 3년 남짓한 기간만을 통치할 수 있을 뿐이다. 민주주의 원칙에 있어서도 단임제이기 때문에 재선을 추구할 수 없어 현직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성을 물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일단 당선이 되면 차기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이유로 '87년 체제'하에서는 임기 초 제왕적 대통령으로부터 임기 말에는 허약한 레임덕 대통령으로 추락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두 번째 문제점은 현 대통령제의 가장 일반적인 비판은 권력이 대통령 일인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도 불릴 만큼 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실제로 대통령이 중앙행정기관 뿐만 아니라 검찰, 국세청, 국정원, 경찰 등 권력기간을 통해 정치 과정을 통제하고 야당 등 반대 세력을 위축시키려는 사례도 종종 있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이 의회 내 과반의석을 단독으로 차지하게 되면 대통령은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도 장악하게 됨으로써 제왕적인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강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이 견제받거나 분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세 번째 문제점은 선거 주기 불일치로 인한 분점정부의 잦은 출현과 그로 인한 정국 불안정이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임기 중반의 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국정심판, 중간평가로 비춰지게 되고 선거 결과는 종종 야당이 국회를 장악하는 여소야대의 정국인 분점정부를 초래한다. 여소야대는 대통령의 권한 집중을 국회가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실에서는 대통령과 의회를 장악한 야당 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장기간에 걸친 정국의 교착, 통치력의 약화 등의 문제점을 낳았다. 이처럼 '87년 체제'는 강한 권력의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와 함께 분점정부 하에서 여야 간의 갈등과 대립, 그로 인한 통치력의 약화라는 문제점도 낳고 있다.

     

    이런 점에서 '87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는 새로운 관점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87년 체제'에서 변화의 동력을 찾기 어려운 중요한 이유는 '87년 체제'가 만들어 낸 지역주의에 기반한 기득권을 가진 정당의 존재 때문이다. 즉 지역주의 정당 체제를 의미한다. 지역주의 정당의 득세는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어렵게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정당체계를 폐쇄적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지역주의는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다.

     

    '87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대표체계의 민주화가 시급하다. 정당 정치의 개혁에 주목하는 이유는 '87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이 체제 하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기존 거대 정당들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부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이 아닌 이슈, 균열에 기초한 새로운 정당이 생겨나고 이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요구를 결집해 낼 수 있다면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모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새로운 정치세력이 정치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이 제도적 요인으로 높게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치 지형의 재편이 어려웠다.

     

    따라서 '87년 체제'의 극복을 위해서는 헌법 개정과 같은 프로젝트 보다 정당체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치개혁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지역주의 정치에서 벗어난 새로운 정치세력이 정치권이 진입할 수 있도록 보다 개방적이고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정치의 경쟁성이 회복되고 새롭고 매력적인 대체 세력이 정치권에 진입하게 될 수 있다면 기존 체제를 넘어서는 변화에 대한 요구가 정치권 내부로부터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의할 점으로 '87년 체제'의 극복이 중차대한 일이라 하더라도 단기적이고 급격한 변혁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유입과 같은 변화로 통해 정치권 내부로부터 체제 전환의 동력을 찾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며, 동시에 미래의 방향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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