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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작동 원리 비교 설명정치·외교 2022. 12. 27. 07:04반응형
대통령제는 권력 분산을 추구하는 제도로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으며, 3개 권력 간의 상호 견제와 이를 통한 제도간의 힘의 균형에 헌정 제도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법률 제정과 관련된 권한을 보면, 오직 의회 의원들만이 법안을 제출하고 발의하고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으나, 대통령은 그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며 법원은 위헌심사의 권한을 갖는다.
메인웨어링과 슈가트는 대통령의 헌법상의 권한(constitutional power)과 대통령의 정당파워(partisan power)가 가장 중요한 제도적 요인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 중요한 이유는 대통령제가 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의회 간에 권력 분립의 원리에 따라 만들어졌기 때문에 헌법상의 권한이 대통령, 입법부, 사법부에 어떻게 배분되어 있는가에 따라 대통령-국회관계는 물론 대통령제의 전반적인 운용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았다.
또한 대통령제는 의원내각제 국가와 달리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정당들이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여 집권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설정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의원내각제 하의 정당들과는 상이한 정당구조와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정치적 비중이 가장 큰 대통령선거는 승자독점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어 대통령선거 승리를 통한 집권을 목표로 하는 주요 정당들은 가장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하여 지지기반의 외연을 최대한 확장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제 국가의 경우 정당의 정책결정이나 선거과정에서 정당의 이념과 조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 다당제 하에서 연정의 형태로 집권하게 되는 의원내각제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내각제는 권력분산이 아니라 권력 융합의 체제이다. 내각제의 제도적 특성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중요한 조건은 '권위와 권력의 분리'이다. 내각제에서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은 상호 융합되어 있다. 내각제에서 권력은 의회에 집중되어 있으며, 내각이라는 행정권의 장악은 입법부 내 다수 의석의 확보를 통해서 이뤄진다. 따라서 집권당의 지도자인 내각 총리가 자기 당의 소속 의원들을 통제할 수 있다면 내각이 원하는 정책은 다수 의석이 확보되어 있는 의회 내에서 매우 쉽게 입법화될 수 있다. 쟁점이 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회 지도자의 협조를 구하고 의원들의 반응을 일일이 챙겨야 하는 대통령보다는 내각제 하의 총리가 훨씬 강력하고 손쉽게 국정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각제의 총리는 그 지위에 있어서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여러 각료 중 최선임자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의회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실질적인 정치권력은 총리와 내각 각료의 수중에 놓이게 되었고, 국왕과 대통령의 권한은 의례적이고 상징적인 영역에 머물게 되었다. 내각제에서 국왕과 대통령은 최고 권위에 상징이며 대외적으로 그 국가를 대표하며 국가 통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각의 구성과 활동은 국왕이나 대통령의 이름으로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내각제 국가의 국가 원수인 국왕과 대통령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정치 행위에서는 한걸음 벗어나 있다. 정치적 경쟁과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에 개입된다면 국왕이나 대통령은 국가 통합의 상징자로서, 그리고 최고의 정치적 권위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내각제에서 최고 권위와 실제 권력 간의 분리는 정치적 갈등이 국가 원수에게까지 미치지 않게 함으로써 기존 정치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지속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치체제의 지속과 안정을 책임져야 할 내각제의 대통이나 국왕이 만약 현실 정치에 깊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내각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대통령이나 국왕이 현실 정치에 간여한다는 것은 상징적인 최고 권위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권력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은 정치적 불안정을 해결할 수 있는 내부적 메커니즘이다. 대통령제가 상호 독립의 체제라면, 내각제의 중요한 특성은 의회와 내각간의 상호 의존의 체제이다. 내각은 의회의 다수 의석의 지지를 받아야 하고 의회의 다수가 내각을 불신임 결의하게 되면 물러나야 하지만, 동시에 내각의 수장인 총리는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실시하도록 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런 상호의존의 체제는 내각제에서 총리가 이끄는 행정부가 안정적인 통치를 가능하도록 해주는 메커니즘이다. 의회와 내각이 교착 상태에 빠지거나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된다면 의회의 불신임 투표나 총리의 의회 해산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다. 즉 상호 의존의 체제는 비효율적인 정부의 유지나 의회와 내각의 정치적 갈등이나 교착 상태가 계속될 때 의회와 내각이 각각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내각제는 의회와 내각이 각각의 정치적 생존을 상호 의존하고 있는 체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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